2024 아르떼 아카데미
즉흥극으로 탄생하는 지역의 이야기 (Playback Theatre)
2박 3일 숙박연수를 통해 전국에서 예술교육을 하시는 선생님들과 플레이백 시어터로 만났습니다.
우리가 살고 있는 지역에 대한 여러 이야기를 꽃 피워냈고 그 향기와 열매들을 품에 가득 안았습니다.
우리의 삶이 펼쳐지는 각자의 지역으로 모두 도착하셨기를 바라며
소중한 후기중 연수후 강준용(물들다)님의 올려주신 자작시를 나누고 싶습니다.
당신의 빛
당신은 태초에 존재하였고
당신은 있는 그대로의 자연이었으며
당신은 사람을 구분하지 않았고
당신은 경계와 경계를 뛰어넘었으며
당신은 바람처럼 한없이 자유로웠다.
당신은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았고
당신은 사막 위 긴 어둠 속에서도
별빛을 찾아 길을 만들 수 있었다.
당신은 식지 않는 춤이었고
당신은 몸짓으로 대화하는 연극이었으며
당신은 영혼의 소리를 주고받는 음악이었고
당신은 죽은 가죽에 공명을 울리는 연주였으며
당신은 현을 타고 넘는 바람의 흥이었다.
당신은 시선의 역사를 담는 사진이었고
당신은 자작나무 껍질을 닮은 그림이었으며
당신은 영원히 시들지 않는 청춘의 영상이었다.
당신은 다시 작고 여리고 외롭고
낮은 사람들에게 퍼지는 햇살이었으며
당신은 새벽을 깨우는 새들의 날갯짓이었고
당신은 전쟁의 잿더미를 씻어내는 평화였으며
당신은 오랜 상처를 말없이 어루만져주는 위로였고
당신은 사람들 사이를 그리는 테두리였으며
당신은 깊은 침묵의 시간으로 자신의 나이테를 가꾸어
삶이라는 숲에서 꿈으로 뿌리를 내리는
영원불멸의 나무였다.
당신은 그렇게 오랜 세월 우리 곁에 머물다 사라지고
사라졌다 다시 머물면서 하나가 되었다.
그리하여 나의 춤이 당신의 심장을 더 뛰게 한다면
내가 부는 풍선이 당신의 어린 시절을 불러올 수 있다면
나의 시선으로 당신의 소중한 삶을 궁금해하고
나의 작은 몸짓이 당신의 잠든 내면을 깨워줄 수 있다면
우리의 간절한 이 외침과 기도가
사람과 세상을 이어줄 수 있다면
나는 온전히 당신과 함께하리라.
우리의 이 뜨거운 시작이
결코 사라지지 않는 진실의 빛으로 이어지리라.
-강준용(물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