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03-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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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 1. 4 vivi의 2년 동안의 수업 이야기
나는 포이에시스에서 무엇을 공부하는지 알지 못한 채로 수업을 시작 하였다.
어느 날 마음의 어려움으로 몸에 찾아온 고통을 감당하지 못해 너무나 힘든 시기에
'몸을 깨우다'라는 수업을 들었던 기억이 나서 선생님께 도움을 요청해야겠다고 생각했다.
서랍 속 깊은 곳에서 어렵게 명함을 찾아 전화를 드렸었다. 선생님은 같이 수업하는 것을 환영해주셨고 나의 포이에시스 안에서의 시간들이 시작 되었다.
step1에서는 몸의 움직임을 다시 배우고 나의 몸을 움직이며 스스로 자각하며 잠들어 있는 감각을 깨웠다.
지금 생각해보면 나의 몸의 움직임에 놀라기도 하고 새롭기도 하고 나와 가까워짐을 서서히 그리고 아주 천천히 느꼈다.
그리고 지금도 그 과정 속에 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몸을 내가 내 안에서 느낀다는 것이 생소하고 나에게 익숙한 방법이 아니기에 이해가 되지 않아 답답할 때도 있었다.
몸의 감각으로 돌아오는 것이 무엇인지 어려웠고 나의 몸의 감각 또한 나는 또렷하지 않았 던 것이다. 너무나 낯설었다.
몸을 감각한다는 것은 나에게 트라우마로인해 예민해진 고통스러운 감각이 더 많이 느껴지는 힘든 과정이었다.
나는 항상 그래왔듯이 무엇가 딱 맞아떨어지는 명료한 이해를 원했고, 고통이 사라지기만을 바라고 있었다.
그래서 차곡차곡 쌓인 작은 변화들을 알아차리기 어려웠다.
2년차가 된 어느 날 선생님께 여쭤보았다. '우리가 배우는 것이, 나의 삶과 어떻게 연관지을 수 있는지?', '왜 우리는 삶에 열려있어야 하나요?' 라고...
선생님은 답을 주지 않으셨다.
그 동안 많은 순간에 그것에 대해서 이야기 했지만 나에게 다가오지 않는다면
"내가 가르치는 것은 나의 경험이고 나의 언어이기 때문에 더 이상 말로 설명하는 것 보다는 vivi 의 경험과 언어로 직접 찾아보세요"라고 하셨다.
그 때부터 나는 삶에 열려있다는 것에 대한 물음을 품고, 수업과 나의 삶이 어떻게 연결되는지에 대해서 생각을 하였다.
하나하나 천천히 오랜 시간이 걸리지만 나는 나의 경험과 나의 언어로 그 답을 찾아가고 있고, 그것 들을 매주 수업시간을 통해 모미나 선생님과 그리고 같이 공부하는 선생님들과 나누며 지금의 나의 모습, 그리고 나의 의미들을 만들어 왔다.
내가 찾아낸 고유한 그 의미들이 무엇보다도 소중하고 기쁘다. 그리고 스스로 찾아낼 수 있도록 나의 속도 대로 기다려주시고 지도해주신 선생님께도
마음 깊이 감사함을 느낀다.
수업에서 우리가 무엇을 배우는지에 대해서 2 년동안 배웠지만 한 문장으로 정의내리기가 어렵다.
너무나 모호하지만 각자의 고유한 배움이 살아있는 시간이기 때문이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마음에 들지 않는 삶 일지라도 내 삶은 나의 것이기에 나의 의지대로 반응하고 선택할 수 있다는 것을 몸이 배우고 있다. 그리고 모호함을 견디는 힘을 키워가고 있다고 생각한다.
배움의 중심에는 각자의 개성을 존중해주고 기다려주며 스스로 길을 찾도록 안내해주시는 모미나 선생님이 계신다.
포이에시스에서는 삶에서 가장 살아있는 생생함을 다루고 그것을 있는 그대로 보며 지금을 사는 방법을 배운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그것을 함께 만들어 간다.
아직도 나의 몸의 고통은 사라지지 않았지만 셀 수 없이 많은 변화들이 나에게 살아 움직이고 있고
응원해주시는 선생님의 "잘했어요, 비비" 라는 목소리가 있다. 그리고 함께하는 선생님의 지지의 눈빛이 가슴에 따뜻하게 자리하고 있다. 고통의 크기보다는 아주 조금 내가 더 자라난 것 같다. 아주 조금...
우리의 수업을 말로 설명하기가 참 어렵다. 글로 배우거나 강의를 듣거나 하는 우리가 지금까지 배워왔던 경험과는 확실히 다르다.
하지만 나도 모르는 사이에 내가 좋아지게 되고 햇빛이 감사해지고 지금 이 순간이 감사해지는 경험을 나는 했기에..
감사함, 든든함이 내 마음에 단단히 자리 잡아 싹을 틔우고 있다.
포이에시스의 수업을 나의 언어로 정의를 해 본다면..
'그 공간에서 숨을 쉬었던 순간순간이 모이고 고여있던 눈물이 조용히 흘러내리는 시간들이 쌓여서 어느 순간 배움인지 모르게
나의 몸에 체화되어 나의 것이 되는 소중한 시간'
이라고 정의를 해보고 싶다. 하지만 나의 정의는 계속 변화해 갈 것이다. 나는 계속 배우고 있기에....
선생님,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