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1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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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통합예술교육전문가 과정 1년간의 여정이
12월에 셋째주에 모두 마무리 되었습니다.
통합예술교육전문가 과정 1년차
교육생의 후기를 공유합니다.
step1 오후반 수업중-동료의 쾌유를 기원하는 조형
<참가자 후기>
민경
1년차
잘 쓰려고 하지말자 잘 하려고 하지말자 그냥 탐험해보자
포이에시스 수업을 듣기 시작했던 올해초를 되돌아보면 매 수업 때마다 나의 마음 속에 끊임없이 “뭘 어떻게 해야 제대로 하는거지? 나 제대로 맞게 하고 있나?“ 라는 질문이 떠올랐다. 정답을 계속 찾았던 것은 당연하게 정답이 존재한다고 생각했기 때문이었을 것이다. 초반에는 정답을 알 수 없어 왠지 모르게 답답하고 찝찝했는데 지금에 와서 생각해보니 어느새 그런 느낌은 사라져있었다. 나도 모르게 갈수록 정답 이 없다는 걸 체득한 것일까?
포이에시스 수업을 통해 배운 ‘지지적인 목격‘과 ‘탐험’
내가 나의 것을 표현하는 순간을 목격해주는 파트너와 작업하는 시간이 사실 나는 매우 불편했다. 우선 내가 내 것을 꺼내는 것이 부끄러웠고 평가, 비난받을까(표현하지 않아도) 두려웠다. 목격자로서의 내가 파트너의 작업을 비판단적으로 목격하는 것이 어렵기도 했다. 그러나 동시에 나는 그 작업의 순간에 ‘지지적인 목격’이 존재함을 느낄 수 있었다. 나는 파트너가 그 시간을 충분히 탐험할 수 있길 응원하고 배려하는 따뜻한 마음으로 목격했고, 파트너도 나를 똑같이 그렇게 봐 주고 있다는 것이 작업의 순간과 피드백을 나누는 시간에 느껴졌다.
기억을 더듬어보면 수업 중에 ’탐험‘이라는 단어가 많이 쓰였던 것 같은데 이 단어가 쓰일 때마다 나는 마음이 좀 편해지는 것을 느꼈다. ‘탐험‘한다고 하면 옳고 그른 것이 없는 것 같고 오히려 실패가 긍정적으로 느껴지기 때문이다. 아니 실패 자체라는 것이 없는지도 모르겠다. 탐험은 미지의 것을 경험하는 것이므로 탐험하는 것 그 자체, 그 과정 자체가 용기가 필요한 것이고 의미있고 아름다운 것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탐험을 한다고 생각하면 잘하지 못해도 뿌듯한 기분이다. 그리고 무언가 흥미 롭고 재밌는 이미지로 연상되어서인지 기분이 좋아진다. 그래서 내 안의 것을 언어로, 몸짓으로, 소리로, 그림으로 표현할 때 탐험하는 것이라고 하면 훨씬 수월하게 진행할 수 있었다.
생각날 때 탐험을 해보게 되는데, ‘아름다움이란 무엇인가’에 대해서 생각해 보는 시간에 탐험을 해본 적이 있었다. 나는 ’아름다움이란 무엇인가‘라는 것이 너무 어렵고 막연하게 느껴졌고, 그래서 반대로 아름답지 않은 것을 탐험해보면 어떨까 하는 생각을 했다. 그림으로 최대한 아름답지 않아 보이는 것을 그리며 탐험해보았다. 예뻐보이지 않는 것, 대칭이 맞지 않다거나 색 조합이 너무 이상하다거나, 너무 뻔하다거나, 유치하다거나.. 그러한 것들을 탐험하다보니 평소에 ’이렇게 하면 예쁘지 않을 것 같 아, 예술적이지 않을 것 같아‘라는 생각에 주저했던 것이 사라지고 거리낌 없이 그릴 수 있어졌다.
인생의 어떠한 무거운 주제도 놀이로, 상상력으로 가지고 놀아본다면 조금 가벼워질 수 있겠다는 것을 느낀다.
“못하면 안돼. 잘해야 해. 내가 생각한 것은 틀렸을 수도 있어. 내가 틀린 걸, 못난 걸 들킬까봐 부끄러워. 못하는 것은 숨겨야 해. 잘하고 싶다고 애쓰는 수면 밑의 발버둥도 숨겨야 해.” 라는 내 안의 목소리가 이제는 조금 옅어지고 “못해도, 틀려도 괜찮아. 좀 못하면, 좀 틀리면 어때. 탐험해보는거야.” 라는 내 안의 또 다른 목소리가 생겼다. 여러 가지 색의 이야기로 만들어진 내가 어떤 모습으로 변화해갈지 기대가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