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레이백시어터 Level1] Core Training 과정 2021.03월13,14/20,21일
2021-04-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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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3월13,14,20,21일 주말, 4일 과정으로
플레이백시어터 Level 1. 입문 (Core Training) 수업이 열렸습니다.
'Level 1. 입문 과정에서는 플레이백시어터 기초를 안내합니다. 공연양식과 기초적 기술, 철학적 기초와 역사, 지형등을 배웁니다.
플레이백시어터 경험의 풍성한 역동안에서 컨덕터, 배우, 뮤지션의 역할을 해보는 기회를 갖습니다.
4일간 11명의 참가자와 함께 현장의 생생한 모습을 사진으로 스케치합니다.
참가자 후기
들풀
40이 넘어가면서 모든 것들에 흥미를 잃어갔습니다. 전혀 새로울 것도 없었고, 정말 새로운 것을 만나더라도
그건 나와 별 상관없는 일일 거라 생각했습니다. 플레이백시어터를 처음 만났을 때도 그랬습니다.
먼저 경험해본 아내는 제게 '그동안 했던 연극 배움의 종착역을 만난 것 같아'라고 했습니다.
전에 없던 유난에 갸웃하기는 했지만 그건 그저 내가 이전에 경험했던 것과 비슷한 무언가일 거라 생각하며 조금은 시큰둥하게 서울로 올라갔습니다.
별 기대가 없으면서도 그 먼 길을 갔던 이유는 연극적 기술을 배우기 위해서였습니다.
작년 한 해 학교에서 연극부를 운영하면서 느꼈던 한계를 다른 곳에서의 배움을 통해 넘어서고 싶었던 것입니다.
저는 아이들과 할 수 있는, 써먹을 수 있는 기술을 배우기 위해 포이에시스의 문을 열었습니다.
그곳에서 만나게 될 것이 무엇인지 전혀 알지 못한 채 말입니다.
포이에시스는 하나의 큰 방이었습니다. 처음에는 그 공간에 당황했습니다. 무대도 객석도 없고 이쪽 끝에서 저쪽 끝까지 그냥 이어진 방.
연극적인 기술을 배우고 싶어서 온 건데 혹시 연극 놀이 같은 것만 하다 끝나는 것은 아닐까 걱정이 되었습니다.
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알게 되었습니다.
그 하나의 방에 여러 개의 크고 작은 무대가 존재하고 있었으며, 객석과 무대의 구분은 그리 중요하지 않다는 것을.
공간으로서의 격식이 제 안에서 연극에 대한 선입견처럼 자리하고 있었음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 공간에는 또 많은 사람들이 있었습니다. 연극을 전공으로 하거나 그쪽 방면으로 일을 하는 분이 많았습니다.
주늑이 들고 위축되었습니다. 다른 모둠의 즉흥극 발표를 보고, 저는 '충격과 공포'라는 피드백을 했습니다.
너무나 잘해서 충격이었고, 내 차례가 다가온다는 것이 공포였습니다. 하지만 겪어보는 것 자체가 의미 있는 것이지,
잘하고 못하고는 전혀 중요하지 않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그것은 무대와 객석에서 모두 함께 겪어나가는 것, 내가 만든 어느 빈자리는 반드시 누군가가 채워준다는 것,
함께 했던 모든 분들을 통해 배울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모든 시간 속에서 꼿꼿이 앉아 의미의 점을 찍어주시던 모미나 선생님이 계셨습니다.
무대에 올라 겪게 되는 모든 것들의 의미에 대해 알게 되었습니다. 아니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컨덕터의 질문과 눈빛, 악사의 반복, 배우들의 일어섬과 바라봄. 어쩌면 숨을 쉬는 것까지도 나름의 의미가 있지 않을까 생각했습니다.
모미나 선생님의 말씀은 모든 곳에서 적절했으며 또 따뜻했습니다.
연극을 한다는 것 자체에 대한 존중과, 그것을 겪고 있는 모두에 대한 사랑이 느껴졌습니다.
양식적인 내용의 이해도 명료했고 늘 배려받는 기분으로 편안했습니다.
저는 고등학교에서 15년 넘게 학생들에게 말과 글을 가르치는 사람입니다. 그동안 가르혔던 모든 것들을 되돌아보고 무엇이 남았는지 생각했습니다.
연극 기술을 배우러 간 저는 그보다 훨씬 많은 것들을 얻어서 돌아왔습니다. 모든 것은 태도에서 비롯된다는 것.
연극도, 말도, 연기도, 그리고 우리의 삶도, 양식과 기술도 중요하지만 그보다 앞서 모든 것들에 이유와 의미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재민
첫 주 아침, 기분 좋게 자전거를 타고 포이에시스 공간에 도착했습니다.
스탭분들의 안내에 따라 발열체크도 하고, 별명도 붙이고, 짐도 풀면서 공간을 탐색했어요.
깔끔하고 하얀 공간에 따뜻한 바닥까지 포근한 느낌이었습니다. 감사했습니다. 스탭분들 덕분에 기분 좋게 모미나 선생님 뵙고 수업에 들었네요.
본격적인 수업전에 모미나 선생님께서 플레이백시어터를 공연하며 보이는 '양식'을 배우는 것보다
그 양식을 만들어지고 표현되는 '이유'에 대해서 더 초점을 맞춰서 배웠으면 한다고 말씀하셨습니다.
지나고 보니 플레이백시어터를 만나며 생각해야할 가장 중요한 포인트를 첫날 아침에 배운 것 같네요.
소셜맵핑을 하며 동기들과 만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그리고 어린 시절 우리에게 끼쳤던 예술의 영향에 대해 이야기 나눴는데,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으며 저의 어린 시절을 다시금 떠올려본 의미있는 시간들이었어요.
그후로 우리가 나눈 이야기들을 가지고 플레이백시어터의 표현 양식들에 대해 배웠습니다.
활동마다 그룹으로 모여 이야기를 나눴는데 참 좋았습니다.
다양한 사람들이 만나서 그런지 다양한 생각과 반응이 나와서 생각이 풍부해졌다고 할까요? 우리 동기 분들의 빛깔이 참 다채로웠습니다.
둘째 주도 여러 가지 활동을 했습니다. 그중에 기억에 남는 2가지는 3개의 써클에 대해 배운 활동과 자체공연이에요.
먼저 3개의 써클은 생각을 많이 할 수 있었던 시간이었어요. 플레이백시어터에 대한 나의 생각을 찾아보고,
동기들과 생각을 나눠보는 시간을 가졌는데, 저는 이 활동전까지 '예술적이고 상징적인 표현을 통해 사람들의 이야기를 잘 표현하며
상호작용한다.' 정도의 생각을 가졌나봐요.
다른 분들이 생각하는 '제의'에 대한 접근이 참 신선했고, 저도 '제의적인 부분이 참 중요하구나'하는 생각이 들었거든요.
왜 3개의 써클이 모두 중요한지 깨닫게 되는 의미있는 시간이었습니다.
마지막으로 두 팀으로 나뉘어 최선을 다해 만들어낸 자체 공연은 정말 뜻깊은 시간이었습니다.
모미나 선생님의 안내 덕분에 정확한 양식을 표현하는데 집중하기 보다는
'동기들의 이야기를 최선을 다해 듣고 돌려준다.'의미에 초점을 두어 준비했어요. 끝나고 여러 동기님들의 눈물에는 그 진심이 담겨있었던 것 같아요.
2주간 예술에 대한 스스로의 생각과 마음가짐을 돌아보고, 플레이백시어터와 좀더 친해지는 시간이었습니다.
준비하신다고 고생하신 스탭분들, 함께 2주간 즐겁게 놀아주신 동기님들,
그리고 우리들의 질문에 최선을 다해 마음쓰며 지도해주신 모미나 선생님께 감사의 마음을 표현하며 마무리합니다.
레벨2에서도 다들 밝은 얼굴로 만날 수 있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