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09-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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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8월에 한번, 9월에 한번 각 2일 과정으로
Somatic NVC 시리즈
'오! 마이 필터? - Unconscious Bias & Core - Jackal'
수업이 진행되었습니다.
'오! 마이 필터? - Unconscious Bias & Core - Jackal'은
나의 제한적 관점, 핵심 신념들을 연구하고
더 자유롭고 온전한 나를 향해 나아가는 여정입니다.
수업에 참여한 참가자 두 분의 후기를 공유합니다.
<참가자 후기>
8/28,29 (토,일)
아가스타
이틀간의 무기력여행을 잘 지도해 주셔서 고맙습니다.
모미나 선생님이 마지막에 밑에 있는 신념에 대해 다시 초대해 주셔서
그것을 점검하고 정돈하게 되어있어요.
"이기지 않으면 생존할 수 없다"가 저의 동력이자 신념으로 자리하고 있었네요.
그런데 아이러니하게 저는 경쟁과 룰을 극도로 싫어하는 사람인데 말이죠.
그 저항을 몸이 다 기억하고, 제게 표현해준 것에 감사해요.
그것을 첫날에 모미나 선생님께서 아주 조심스럽고 안전히 초대해주셨고,
둘째날 밤바님을 통해 나보다 작다는 걸 만나게 되었네요.
선생님께서 만나게 되면 녹는다...라고 하셨는데, 정말이에요.
저의 경우 머리로는 충분히 잘 알고 있었어요.
하지만 찌꺼기같이 뭔가가 남아서 잠을 많이 자는 선택을 했던 것 같아요.
이번 작업을 통해 몸의 경험을 촘촘히 했던 것 같아요.
감정이 몸에 흐르는 것을 생생히 지켜보고, 허용하고, 그것을 연민으로 대하고,
안전하게 조금씩 반복했던 것이 도움이 된 것 같네요.
아주 조금이지만, 스스로 세울 수가 있는 경험을 합니다.
그리고 몸은 내 생각보다 훨씬 회복력이 강하고 빠르다는 걸 경험합니다.
모미나 선생님, 짝 밤바, 태리, 도반들
제 무기력 여행에 함께 동반해 주셔서 너무 고맙습니다.
선생님들 이야기를 들으면서도 정말 많은 힘을 얻게 되었습니다.
9/18,19 (토,일)
<춤바람 난 NVC>
"다소 자극적인 제목으로 나의 글이 읽히기를 욕망한다?!"
김미연
한 아이가 있었습니다. 30년 넘게 쪼그려 앉아 땅그림을 그리며 슬퍼하는 제 안의 아이입니다.
'나는 잘못한 것이 없는데, 내 이야기를 들어주는 사람도 없고, 나를 믿어주는 사람도 없고,
내가 믿을 사람도 없어.'하고 생각합니다. 그동안 저는 그 아이를 만나 옆에 머물며 아이에게 말 걸고,
같이 땅그림을 그려보기도 하고, 살며시 안아주기도 했습니다. 그 아이는 쉽게 일어나려고 하지 않았고,
고개 숙여 땅만 바라보고 있었습니다.
"정말 하고 싶은 일이야?" 남편이 묻습니다. "응. 정말 가고 싶어!" 제가 대답합니다.
남편의 지지와 격려에 힘입어 이끌리듯 그렇게 '오! 마이 필터?' 강의에 가게 되었고,
어쩌면 그 아이를 만날 수도 있겠다는 기대를 하였습니다.
2년여 만에 지하철을 타고 헤매기도 하고, 꽃집앞에서 서성이다, 집을 나선지 2시간여만에 포이에시스 공간에 도착하였습니다.
바로 화장실에 다녀오고, 공간의 구석구석을 살피기 시작했습니다.
가장 먼저 눈에 띈 것은 색색깔의 긴 천들이 걸려 있는 헹거였습니다. 그것들을 오래 바라보며 편안함을 느꼈습니다.
수업이 시작되어 이런 나의 행동이 새로운 곳에서 '안전'의 욕구를 위해서였는 것을 강사님의 말씀을 통해 이해하게 되었습니다.
수업을 듣는 동안 제 자리는 알록달록 색깔 천의 근처입니다. 조금씩 더 편안해지고 있습니다.
강사님과 동료들 시연을 보고, 강의를 들으며 진주 같은 말의 씨앗들이 내 몸의 세포에 닿는 듯합니다.
몸의 온 감각을 활짝 열어 그 씨앗들이 녹아지고 스며들어지기를 바래보았습니다.
"지구의 중력에 맡기세요!"라는 한 문장이 제 마음의 문고리에 걸렸습니다.
나에게 안전한 공간 (색깔천 앞)에 짝꿍 선생님과 자리를 잡고 앉아 프로세스를 함께 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그 아이를 만났습니다. 내가 깊은 신념으로 갖고 있던 생각을 만나고, 몸에 갇혀 있던 슬픔들을 토해냅니다.
강사님과 짝꿍 선생님께서 같이 머물러 주셨습니다.
의자에 앉아 시작되었던 프로세스 중 제가 갑자기 바닥에 내려앉아 무릎을 세워 꼭 끌어안고 쪼그려 앉았습니다.
고개를 숙여 땅을 보던 그 아이는 그렇게 자기를 보호하고 지켜주고 있었던 것이었습니다.
그 아이가 파란색 천으로 원을 만들어 안전한 경계를 꾸리고 엉덩이를 바닥에 대고 그 경계 안에서 대 자로 누워 쉽니다.
아직 다 뱉지 못한 슬픔과 눈물도 보내면서요.
프로세스를 하며 저는 현존과 선물을 받았습니다. 그렇게 지구별에 안착했습니다.
다음날, 모두는 한 동료와 강사님의 시연에 참여하게 되었습니다.
동료분을 향한 간절한 마음으로 모두가 함께 머물며, Core-Jackal이 Courage로 변형되는 순간을 목격하고 참여한 것은,
제게 참 농도 짙은 감동과 연결의 경험이었습니다.
마무리를 하며 알싸하게 한 가지를 더 알아차렸습니다.
'내 안에 아이를 얼른 일으키려는 마음이 있었구나..., 뭘 더 바라냐며 못마땅한 눈빛도 있었구나...'하는 것을요.
미안하기도 하고, 기다려준 그 아이에게 참 고마웠습니다.
집으로 돌아오는 길, 지하철 역사의 한 벽에 걸린 광고판의 문구가 저를 축복합니다.
"태어나줘서 고마워." 눈물이 났습니다.
역 안의 꽃집 오빠(?)들에게 말을 걸고, 한참을 골라서 자그마한 꽃다발 하나를 제게 선물 했습니다.
보라색 리시안셔스. 꽃말은 '영원한 사랑'이네요.
가족들과 재회, 꽃을 들고 나타난 저에게 "스스로 꽃을 선물한거야? 참 잘했다!"하고 저를 격려해주는 남편,
격한 징징 세레머니로 나를 맞이해주는 두 아이.
저는 지구별 일상에 무사히 도착해 있습니다.
뿌리를 깊게 내리는 일은 제 의지만으로 되지 않을 것이기에,
'더 놀고 싶어요. 춤추고 싶어요.' 라고 말하는 아이와 함께 조금 더 지내볼까 합니다.
여러분에게도 건네봅니다. "Shall We Dance?"
지구별 여행길에 만나는 모든 일을 온전히 경험할 수 있기를 원합니다.